[어지럼 및 자율신경 클리닉] [전문의에게 듣는다] 어지럼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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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인구 증가에 따라 어지럼증 환자도 점차 늘고 있다. 그러나 빈혈을 어지럼증의 주된 원인으로 생각하거나 위장 질환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여전히 어려운 실정이다. 일생 동안 어지럼증이 생길 가능성은 15∼30% 정도로 아주 흔한 증상이다.
영국 옥스퍼드대학이 올해 펴낸 ‘어지러움과 자세 불균형’이란 의학교과서 공동저자인 이형 계명대 동산병원 신경과 교수에게 어지러움에 대해 물어봤다. 이 교수가 말하는 어지럼증의 주된 증상은 머리에서 느껴지는 불쾌한 기분이다. 그는 “정확히 말하면 주위가 뱅뱅 도는 듯하고, 이로 인해 메스꺼움과 구토를 동반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위장장애인지, 신경계에 문제가 있어서인지는 눈동자를 보면 쉽게 구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환자 본인은 대부분 느끼지 못하지만 주위가 돌아가는 심한 어지럼증에는 안구 자체가 가만히 있지 못하고 움직여요. 이로 인해 물체가 좌우 혹은 위아래로 흔들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특정 자세 취할 때 어지러워
그렇다면 신경계 이상으로 인한 어지러움에는 어떤 증상이 있을까.
가장 대표적인 것은 이석증(양성자세현훈)이다. 대부분은 ‘달팽이관에 돌이 빠졌다’고 표현한다. 하지만 이 교수는 달팽이관은 청력과 연관있는 것인 만큼 이석증과는 구별되는 질환이라고 말했다. 이석증은 어지럼증 환자의 약 20%가 발생할 정도로 흔한 원인 중 하나다.
몸의 균형을 담당하는 전정기관은 반고리관과 이석기관으로 나눌 수 있다. 반고리관은 고리의 절반(알파벳 C의 모양)에 해당하는 모양을 하고 있다. 그 속은 액체로 채워져 있다. 그리고 이석기관에는 매우 작고 수많은 돌과 같은 성분으로 이루어진 이석이 존재한다. 이러한 이석 중 일부가 반고리관으로 들어가면 이석증이란 병이 발생한다. 반고리관으로 이석이 들어가는 원인은 머리의 외상, 전정신경염, 메니에르병, 편두통 등이 있으나 특별한 원인을 추정하기 어렵다.
이 교수는 “침대에서 돌아눕거나 잠자리에서 일어나 앉을 때, 높은 곳의 물건을 꺼내려고 위를 쳐다볼 때 등 특정 자세를 취하는 경우에 나타난다”며 “이로 인해 몇 초에서 몇 분 동안 눈앞이 빙빙 도는 듯한 심한 어지럼증을 느끼는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노인 어지럼증, 기립성 많아
발작성 어지러움인 ‘현훈’은 일명 미니중풍 또는 꼬마중풍이라고도 한다. 5분에서 10분 정도 주위가 빙빙 도는 어지럼증이 지속되는 것을 의미하며, 귀와 중추신경계인 머리에 위치한 균형을 잡아주는 전정계의 이상에 의해 나타난다. 이 교수는 “발작성 어지러움은 그냥 두어서는 절대 안된다”고 경고한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고 방치할 경우 뇌졸중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뇌졸중환자 중 발작성 어지러움인 경우가 10∼20%로 나타났다. 뇌졸중은 발생할 경우 완치가 상당히 어렵다. 결국 사전예방이 최우선인 셈이다.
이 교수는 “65세 이상 노인중 고혈압이나 당뇨, 흡연 등 위험인자를 가진 사람이면 발작성 어지러움을 쉽게 생각해서는 절대 안된다”며 “아침에 일어났을때 주위가 뱅뱅도는듯하거나 술취한 사람처럼 심한 비틀거림이 5분이상 지속되면 즉시 병원을 찾아 정밀검사를 받을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극심한 스트레스나 과중한 업무로 인해 발생하는 심리적 어지러움도 있다. 불안장애나 공황장애의 공통적인 증상도 어지러움이다. 심리적인데 원인이 있는 만큼 육체적인 이상은 없다. 다만 불안, 우울과 같은 심리적인 문제가 원인이 되어 어지럼증뿐만 아니라 다양한 신체증세를 함께 호소한다.
마지막 유형인 기립성 어지러움은 청소년이나 노인들에게서 쉽게 나타난다.
노인 실신 원인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눕거나 앉은 상태에서는 하지에서 심장까지 혈액이 도달하는 데 중력의 영향을 덜 받아 어지럼증을 느끼지 않는다. 하지만 갑자기 일어서면 심장으로 들어가는 혈류량이 일시적으로 줄고 뇌로 가는 혈류량도 함께 줄어 어지러움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 교수는 “기립성 어지러움은 빈혈이나 중풍과는 거리가 멀다”며 “노인들의 경우 어지러움에 이어 실신, 그리고 낙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단순한 어지러움에 의해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어떤 유형의 어지럼증인지 파악하는 것이 진단 및 치료에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정재활치료 효과적
어지럼증 증상을 치료하는 방법 중 하나인 전정재활치료운동은 어지럼증을 치료하는 데 효과적이다. 전정재활치료는 어지럼증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환경에 노출시킨 후 전정재활운동을 통하여 척추와 근육, 안구, 뇌신경에 자극을 주어 어지럼증을 치료하는 자연주의적 신경치료방법이다.
이를 통해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환경 속에서도 어지럼증 증상이 생기지 않도록 훈련하는 방법으로 어지럼증을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어지럼증은 주로 평형기능 이상으로 나타난다. 때문에 치료에 있어서는 우리 몸의 평형을 유지하는 데 기여하는 여러 기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평형기능검사’ 혹은 ‘전정기능검사’를 해보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 교수는 어지러움이 지속적으로 반복될 경우 ‘어지러움 클리닉’을 찾을 것을 권한다. 현재 동산병원 어지러움 클리닉에는 전기안전검사 및 회전의자검사, 동적자세측정기, 비디오 안구검사기, 주관적 수직축 기울임 검사, 전정유발성 근전위검사 등 다양한 어지러움 장비를 갖추고 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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